그래서 우린 그앨 몽실이라고 불렀었죠. 문정이는 몽실 언니를 나보다 더 좋아했어요. 그그랬던가?람들의 것이다. 이제 문희는 더 이상 혼자만의 고독에서 허우적거리지 않아도 된다. 고독 역그럴 수 없어요. 저에게는미류가 전부예요. 문희를 사랑했듯이미류를 사랑해요. 미류더 이상 문희의 고통을 만날 수없으리라는 사실 앞에서 터무니없이 어수선하고혼란스럽사흘째 아침, 문수 오빠가 출근을 하고 난 후 세란 언니를 위하여 죽을 쑤고 있는데, 전화언제든 엄마한테 오렴. 함께 살자. 네가 오고 싶을 때 언제든지.이 다시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서 그러는 것뿐이니까요.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 순간 오빠의 눈에서 반짝 빛나는것이 아쉬움이라고 내가 느낄 수스물아홉의 삶을 마감하고 낡은 일기 한 권으로 그녀 곁에남은 문희. 옛 여배우 문희처라고 했다. 사고가 났던 그날의 일을 아는 대로 말해 달라고. 그날 이후 문희가 어떻게 변햇던 문희 언니를 그녀 역시 마음으로는 수도 없이 뿌리쳤다.수도 없이 문희 언니의 존재를떠나 서울로 간다. 그리고는 하모니카를 꺼내 불었다. 아무도 없는 어둠 속에서 맨발로 미류그러나 뒷방은 텅 비어 있다. 치렁하니늘어져 있는 커튼이 세란을 맞이할 뿐이다.어둡콩콩거리며 계단을 뛰어오르는 소리를 들으면서 나는 우두커니 오빠를 바라보게 될것입니물방울이 떨어지듯이 마루 바닥으로 물방울들이 떨어지다.미류가 손바닥으로 물을 떨구는문수 오빠는 모른다. 그녀가 처음 월급을 받았을 때,그를 위하여 만년필을 샀다는 것을.영실언니는 문정을 위하여 잔디 위에 손수건을 펼치고 있다. 흰옷 차림의 그녀 자신은 잔미류, 혹시 오빠 아이가 아닌지궁금했어. 오빠가 바로 미류의아빠가 아닐까 하고. 세란세란 언니는 깊이 잠들어 있을 거예요. 이건 비밀이에요. 유하빈 씨와 나만의 비밀 하나르트처럼, 오 년 전에 죽었다는 모차르트광 주인 아저씨처럼 그녀의 사랑도 이미 여기 없다.천천히 또박또박. 그녀가 집에 있을 시간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문수의 자동차가 천천히 영실의 곁을 떠나고

각했다. 몸이 아니라 그녀의 마음이라고, 그때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었다. 사랑은 몸으로 하쇼팽의 음반을 챙겨 문희 언니의 방을 나오는데, 어둠 속에서 희끄무레한 것이 힘엇이 쓰그녀가 손으로 말한다. 약속했다. 팔랑거리며 미류가 사라진다.흰 레이스 원피스를 팔랑거그때 세란은 보았다. 문수의 눈에 가득한 그리움. 그 그리움이 넘치는 강물이 되어 세란의다. 그의 뒷모습을 그녀는 내다 않았다. 문 앞에그대로 주저앉았다. 그녀는 흰 맨발이그렇게 유하빈은 갔다. 망설이다가 그냥 갔다. 세란 언니를 만나지 않고 돌아서면서그는숟가락을 미류에게 내밀며 영실은 중얼거린다.문희의 피아노 레슨이 끝나면 문희자매와 함께 돌아오는 길, 그녀는늘 마음을 설레곤나는 한 번도 그 아이를 못했다. 태어나는 순간 그 아이는 영실이와함께 내 곁을도 모른다.죽음을 당연한 것이라고 쉽게 받아들일 수 없다. 어느 누구도 죽음을 당연한 것이라고 쉽게문수 오빠도 그가 다시 돌아왔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 한여름에 겨울숲을 안고 돌아온 한팔랑개비 처럼 영실이가 손을 흔든다. 그녀의 팔랑개비는 느릿느릿 돌아간다.그리웠다고 하는 게 옳을 거예요. 그 순간의 다정함과편안함이 그리워서 돌아온 것인지도서 그 남자를 받아들인 것이 아니냐. 사람들은 말했다.진실을 밝혀야 한다. 수치심 때문에지막 편지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 편지역시 부칠 수는 없을 것이다. 눈물에 젖어글씨를이 많다는 것만큼 힘겨운 일이 또 있을까. 그녀는 늘문정이라는 자신의 이름에 칭칭 묶여누구에게나 선뜻 인정할 수 없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은 더욱 인정하고 싶지 않은녀는 이미 문수를 받아들였던 것인지도 모른다. 문수는 치열하고 진지했다. 사랑의 치열함과함께 가겠다고 하지 않았어?문희의 죽음은 엄연한 현실이라고 한 기자는 말했다. 문희의죽음은 결코 개인적인 것이괜찮아. 정말 괜찮아.일이고, 남의 불행은 깊을수록 동정의 가치가있는 거이니까. 그리하여 그 모든 것들이내거실에 나와 앉아, 세란 언니가 베란다에서 빨래를 거두어 들이는 것을 우두커니 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