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제국 남송(南宋)의 마지막 황족(皇族)이라는 부친.용소군이 의아해하자 애사승은 수중의 나뭇가지를 손가락으로 쓰다듬으며 입을 열었다.소녀는 억지를 쓰고 있었다.[허헛. 용공자, 이분으로 말하자면 십대수반의 일인이신 해남검문의.][바보같은! 정녕 죽으려고 환장을 했단 말이냐? 자칫하면 전신 경맥이 터지는 것이 자명한 일이거늘.]이곳 회안현의 현감(縣監) 장도위(張都偉)는 가을을 맞이하여 연례행사인 추시(秋試)를 준비하느라 바빴다. 그러나 봄, 가을로 나누어 치르는 향시(鄕試)의 하나인 추시를 준비하면서 장도위는 내심 혀를 차고 있었다.[.]우우우웅![.]눈길을 그 복면인 쪽으로 돌리던 적발륭은 대뜸 오한이 일었다. 복면인의 눈에서는 독사보다도 냉혹하고 살벌한 안광이 흘러나오고 있었던 것이다.용소군은 이어 왼손의 장심을 서서히 펼쳤다. 인간 한계를 뛰어 넘었다는 전설의 태양인(太陽印)을 끌어올리려는 것이었다.[알겠어요.]사냥꾼들은 그를 그렇게 불렀다.[어서 오세요, 용공자님.]화르르!놀랍게도 석문은 삽시에 먼지로 화해 허물어져 내렸다.대략 십여 장 쯤 들어가니 더욱 밝은 빛이 뿌려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잠시 후 두 사람은 바닥이 높아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금시호는 손가락으로 검은 상자를 가리키며 거의 울부짖다시피 말했다.염정은 계속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다. 여전히 춤추듯 흐느적거리며 입가에는 푸르디 푸른 미소를 띈 채로.[하아악!](누가? 대체 누가 이토록 잔인한 짓을 벌였단 말인가?)그는 여량산에 들어선 이후 겪었던 일련의 일들을 떠올리면서 전신에 오한이 이는 것을 금치 못했다. 온통 괴사(怪事)의 연속이었다.도천기는 그녀를 향해 부드럽게 말했다.[크크크.]그러나 이때 남궁산산은 눈물을 소매 끝으로 훔치더니 방긋 웃었다.남궁력의 두 눈에서 일순 괴이한 빛이 떠올랐다. 그러나 그는 짐짓 어두운 표정을 짓더니 탄식하며 말했다.그의 흑수가 수십 개로 늘어나며 철검을 향해 맞부딪쳐 갔다.[산산은.][크흐흐. 파군의 뜻으로!]과이벽(戈而壁).공야홍은 암사자같
용소군은 가슴이 식는 것을 느꼈다.그러나 소녀는 발딱 일어나더니 입술을 깨물었다. 허벅지까지 드러난 짧은 차림 덕분에 무릎이 까져 핏방울이 맺혀 있었다. 그녀는 용소군을 노려보며 뭐라고 중얼거렸다. 아마도 욕설인 것 같았다.第 20章回生(으음!)백빙아는 묘하게 웃더니 비로소 털어놓았다.그녀는 과거 용소군과 똑같은 모습, 똑같은 분위기를 가진 사람을 안 적이 있었다.[어째서 우문사 어른과 반목하게 되었는지 알 수가 없군요.]위경은 내심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날벼락을 피한 심정이 과연 이런 것인가 하고 그는 가슴이라도 쓸어내리고 싶었다.(오오! 이건 바로 내가 아닌가?)그의 등뒤로 애사승의 묻는 소리가 들려왔다.금시호는 자신도 모르게 몸을 웅크렸다.[당신이 구속을 원치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 이런 말을 해서는 안 되겠지만. 적어도 남자의 사랑을 받고 싶은 일개 여인의 마음만은 알기에, 어쩌면 그 두 분을 통해 제 심정을 대신 전달하려 했을지도 모릅니다. 더구나 무림의 안위에 앞서 그 두 분이 행복해지면. 그것으로 저도 큰 위안이 될 것 같았구요.]그의 축 처진 뺨이 흉하게 실룩거렸다.[아니오. 아무 것도.]第 二十三章玄武峯의 두 怪人달빛이 휘영청 밝은 아름다운 전당강의 밤. 그러나 지금 전당강은 피비린내와 함께 지옥으로 변하고 있었다. 황금선은 이제 공포, 그 자체가 되고 말았다.사사융은 자신에게 다가오는 용소군을 날카롭게 응시했다.[어떤 파렴치한 놈이 옥상을 건드리느냐?]순간 여승의 두 눈에 경악이 어렸다.아무리 철석간담의 인간백정 관풍이라 해도 이 상황에서는 질리지 않을 수 없었다. 이때 곽규의 머리통이 흔들흔들 다가오더니 관풍을 향해 입을 열었다.과연 그랬다. 아무리 달려가도 도무지 길이라곤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그들이 사라지고 난 뒤에도 우문사는 한참 동안을 깊은 명상에 잠긴 듯 그 자리에서 꼼짝도 않고 앉아 있었다.연옥상은 다시 손을 흔들며 눈을 찡긋해 보이고는 종종걸음으로 사라져 버렸다.희수빈의 젖가슴이 크게 부풀어올랐다 가라앉고 있었다. 그녀는 가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