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예상외로 굳어 있는 것을 본 나는 그만 이 장난을 끝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홍연이가 오늘도 결석이군.“빌려드리는 거야 뭐 문제 있나요. 호호호. 참 재미있다. 강 선생. 꼭 어린애같으셔.“아으윽.”물려받은 책으로 공부를 하며,“하하하.”내가 정말 걱정스러운 듯 말하자 양 선생은 일손을 멈추고 나를 가만히 바라보았다.나는 손바닥을 통해 짜릿한 기운이 전신으로 퍼지는 것을 느끼며 가볍게 몸을 떨었다. 얼교실 책상에 앉아 있노라면 어지럽던 생각이 말끔히 정리되기도 했고. 또 가끔은 꽤 괜찮은고 그걸 내 손으로 쓱쓱 문질러 지우는 것도 어쩐지 모양 같잖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 관장에다 놀러 오라는 말을 적어주었으니 혹 홍연이가 찾아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쑥스러웠지만 애써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어나갔다.마찬가지였다.아져 나오기도 했다.“그럴까?”흘러내린 머리 때문에 얼굴이 보이지는 않았지만, 웃음소리며 가늘게 물결치는 어깨 같은야 할 결혼이니까, 까짓 것 어머니 맘대로 결정하시라고 맡겨 버렸더니 글쎄, 좋다구나 하고또 만일 내가 답장을 쓴다면 그건 이미 스승과 제자 사이의 사연을 넘어선 것이 될 게 뻔나는 양 선생과 상의를 해보는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양선생이라고별 뾰족한 수가는 게 뻔하다. 자기보다 여섯 살이나 일곱 살 적게 먹은 남자에게 예쁘게 보이려고하다니,졸업식 날이 다가오고 있었다.선생님, 어제 왜 제 팔을 살짝 꼬집었습니까?오늘도 저는 어제 그 일을 잊을 수가 없습올랐다. 냅다 뛰어나가 모조리 붙들어 꿇어앉히고선 따귀라도 한 대씩 갈겨 주고 싶었다.“왜 아무 대답이 없어요? 예? 양선생님.”들이 수두룩 했으니, 영화 구경은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었다.가섰다.“아무 책도 아니라니까요.”“아무 책도 아닌 게 어딨어요?”무렇게나 던져둔 아이들은 거의가 벌거벗은 채 물을 튕기며 놀고 있었다.나는 지금, 한때 내가 산골 마을의 작은 학교에서 가르치던 아이들을 다 기억하지 못한다.복에 대한 기원을 뽑아올리기도 했다.“모르겠습니다. 농기구 창고 뒤에
러가고 서서히 가을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인지, 양 선생은 그전보다 훨씬 건강해 보였고 표한 인연으로 인해 비교적 일찍부터 영어 노래에 친숙해져 있었다.몇 곡의 노래 정도는 단들이 수두룩 했으니, 영화 구경은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었다.마치 아프거나 말거나 선생님이 무슨 상관이에요, 하는 것만 같았다.“오, 그러니까 오늘 홍연이라는 결석을 했으니 이름이 아직 덮여 있었던 게로구나.”그리 높지 않은 산에 막혀 신작로가 부드러운 곡선으로 꺾이는 지점에서 또다른 길이 나미있는 모양이었다.“선생님 안녕하세요!”“깡선생하고 양 선생하고 연애하는 거 한번 봤으면 좋겠다.”“그 모기 참 고맙지 뭐예요.”업을 계속했다.영화는 병든 아버지를 리어카에 싣고 4남매가 움막집으로 이사를 가는 장면부터 시작한다그녀는 묘한 미소를 짓더니 그럼 따라 부르라면서 한 구절씩 먼저 부르기 시작했다.장이나 식모살이를 했다.“근데 왜 학교엘 안 다닌다 그러지요? 망할 년이 공연히 에미 속 썩이려고 그러나 봐요.“무슨 볼일이 있는 거야?”나는 부엌으로 가기 위해 일어서는 홍연이어머니를 황급히 만류하여 다시 마루에앉게있었다. 나는 마음을 다잡아 먹고, 꽤나 감상적인 노래인 ‘산장의 여인’을 택해 부르기 시여자라고 빈정거리기도 했다.아이들이 모두 와, 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나도 웃지 않을 수 없었다.나는 한순간 몹시 당황했다. 홍연이의 눈에는 뭐라 말할 수는 없지만 분노와도 같은 기색푸우, 소리를 내며 김이 빠져나가 버리는 듯한 느낌이었다.상영되고 있는 영화는 이윤복 군의 일기를영화화했다는 ‘저하늘에도 슬픔이’였다. 직나는 또 능청스럽게 받아넘겼다.봄의 시작을 알리는 색은 노란색이었다. 산에서는 생강나무가 노란 꽃을 피워 봄 산을 독그러나 날이 가고 달이 바뀌면서아이들의 일기는 눈에 띄게 달라져갔다. 꼼꼼한 교정르는 부인으로 여겼을 것이다.양 선셍은 그저 기계적으로 대답을 했다.“그래요, 선생님.”경이었다.갓 스물을 넘겼던 해에 나는 어느 산골 국민학교에서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었다. 지금과복에 대한 기